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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퀴어[리뷰&에세이] 2026 지방선거 출마 회원 출마의 변

편집부
2026-03-19
조회수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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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지방선거 출마 회원 출마의 변

2026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어느덧 세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위원회에서는 시원 운영위원을 팀장으로 지방선거대응팀을 꾸려 선거를 통해 지역에서 시작하는 성소수자 생활정치의 상을 만들어나가는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며, 소경준 회원과 최효 회원이 출마를 결의해 성소수자위원회 지방선거대응팀과 함께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2026년 노동당 정기당대회에서 두 후보가 공개적으로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어려운 길을 기꺼이 나아가길 결의한 두 성소수자 후보에게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리며, 소경준, 최효 두 후보의 출마 결의문을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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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준(파주시 나선거구 파주시의원 후보, 경기도당 고양파주지역위원회 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노동당 고양파주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이번에 파주시 시의원 출마를 하게 된 소경준 입니다.

아직도 제가 시의원 후보가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저는 공사장에서 다리를 다치고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에 누워있던 일용직 노동자 청년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의 보호도 정치단체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이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저는 정치에 냉소적이고 무관심한 청년이었습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꾸는건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성소수자로써 살아가지만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숨어 살 뿐이었습니다.

허나 내란사태 이후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저는 광장으로 나와 수많은 사람들과 동지들을 만났고, 동지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저는 혼자가 아니고, 우리에게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이제 거리로 나서 제 2의 소경준, 제 3의 소경준을 만나 그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자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들게 만들어야 할 차례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공부문에 민간위탁된 노동을 공영화하고, 돌봄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들여 시장으로부터 탈환해내겠습니다. 자본주의가 쥐어뜯어간 우리의 삶을 다시 찾아와 사회주의를 빚어내겠습니다.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을 지자체 조례로 끌여들어 지역정치에서부터 실현해내겠습니다. 저 또한 성소수자로써,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삶을. 소외된 우리의 권리를 우리가 직접 쟁취하는 투쟁의 승리를 실현해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저 처럼 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변혁의 길로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자본주의 정치에 좌절한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내고 싶습니다. 허나 저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동지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같이 힘써주십시오. 파주에서 외치겠습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고. 여러분도 북서쪽을 향해 외쳐주십시오. 소경준은 혼자가 아니라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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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인천시 광역비례 인천시의원 출마예정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인천시 광역비례로 출마를 결의한 최효입니다. 5년전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으로 조합활동하다 해고되었고, 지금까지 해고 투쟁을 이어오며, 현장의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노조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그리고 여성 파트너와 사랑하며 살아가는 성소수자입니다. 우선 제가 대변하고 싶은 목소리들을 떠올리며 아래의 발언 세가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2월 27일인 어제는 변희수 하사님의 5주기였습니다. 당대회에 오면서 여군으로 군에 남아 최전방을 계속 지키고 싶다던 기자회견 영상을 다시 보았는데요. 저도 함께 마이크 앞에 서서 떨리는 마음으로 발언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과 혐오에 맞서겠다는 하사님의 말씀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되풀이 되고있습니다. 

그리고 이틀전인 2월 26일,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트랜스여성 키라라씨는 이런 소감을 남겼습니다. “9년 전 상을 탈 때 어떤 단어 하나를 말하지 못했어요. 그 단어를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 여러분 세상 밖으로 나오세요. 울지 마세요. 자살하지 마시고, 세상 밖으로 나오세요.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저도 할 수 있습니다” 라고요. 

또 하나의 목소리를 소개하고싶습니다. 윤석열 퇴진 광장의 주역은 2030여성이라고 하는데요, 여성사회 내에서도 불온한 존재라고 쉽게 불리우는 노래방 도우미 노동자가 광장에 나와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저기 온천장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입니다. 저기 쿠팡에서는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파주 용주골에선 재개발의 명목으로 창녀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당하고 있습니다. 동덕여대에서는 대학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고, 서울 지하철에는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않으며, 여성들을 향한 데이트 폭력이, 성소수자들을 위한 차별금지법이, 이주 노동자의 아이들이 받는 차별이, 그리고 전라도를 향한 지역혐오가, 이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축제 속의 프라이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정치의 주체로 호명하고 함께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이 자본주의 체제와 불화하는 저의 존재를 적극 드러내려고 합니다. 

저는 쿠팡물류센터에서 마켓컬리에서, cj에서 떠돌이처럼 일하는 성소수자입니다. 탈가정한 여성 1인 가구 시민입니다. 사회가 강제하는 성별이분법 체제에 숨이 막히는 ‘사회적 디스포리아’를 자주 겪었고 그래서 레즈비언, 바이라는 라벨을 택할 수 없었던 퀘스처너리입니다.

심야노동 가속화 산재사망 개인정보 유출 등 노동환경을 망치고 있는 쿠팡에서 일하는 5만 비정규직 노동자 중 한 명입니다. 

변희수 하사가 기갑의 돌파력으로 뚫으려 했단 단단한 벽이 무엇입니까? 어떤 이들을 정상성의 벽 바깥으로 밀어내고 침묵을 강요하며,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조롱과 멸시를 감내하게 만드는, 그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부과하는 차별과 혐오의 일 것입니다.

키라라씨께서 말하셨듯이, 트랜스젠더가 울지 않고, 죽지 않고, 세상밖으로 나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성별이분법 사회를 격파하여, 나의 존재를 드러내도 고립되지 않도록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안전망을 만드는 정치일 것입니다. 

2024년 12월 11일, 부산의 노래방도우미 노동자께서 호명하신 그 이름들은 누구입니까? 이 사회가 예외로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쿠팡에서 죽어가는 노동자,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는 성노동자, 이동권을 빼앗긴 장애인, 데이트 폭력의 생존자, 차별금지법을 기다리는 성소수자, 차별받는 이주 아동, 지역혐오의 피해자...  민주주의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이름들이며, 우리의 정치로 함께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하는 이름들입니다. 

축제의 프라이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존재들을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오고 싶습니다. 이 체제와 불화하는 불온한 존재들이, 자신의 불온함에서 정치적 힘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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