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권을 누가 갖는지보다 기소에 대한 통제가 중요하다
- 검찰개혁 및 사법개혁의 방향성에 대하여
쿠팡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하여, 문지석 부장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발언한 내용이 화제다. 취업규칙을 불법적으로 변경하여 일용직의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건에 대해 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에서 사건을 담당한 문 부장검사도 기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지만, 당시 부천지청장 등 검찰 지휘부가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리할 것을 지시했거니와 대검에 보고할 때도 핵심 증거를 누락시켜 보고함으로써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의 실제적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사건 내용도 문제지만 여기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검찰의 실제적인 힘이 바로, 불기소 처분을 통해 사건을 덮고 종결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흔히들 검찰의 핵심 권력은 기소해서 재판에 넘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핵심 권력은 기소할 것인지 그냥 종결할 것인지를 검찰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사법제도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소는 오직 검찰만이 할 수 있고 개인은 물론 정부기관조차 검찰을 통하지 않고는 기소가 불가능하며 (기소독점주의), 어떤 사안에 대해 기소할 것인지 각종 불기소 처분을 통해 종결할 것인지도 검찰의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기소편의주의).
또한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검찰 지휘부는 기소 여부에 대해 담당 검사를 지휘할 수 있으므로 설사 담당 검사가 기소하고 싶더라도 상층부에서 불기소 지휘를 하면 담당 검사는 이에 따르는 것이 검찰의 조직문화이다. 이른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른 상명하복 조항은 법조문 상으로는 2004년에 폐지되었으나 여전히 검찰 내 조직문화로 강력하게 남아있으며 인사권 등을 통해 부당한 지시에 불복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화 또한 여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의 부작용에 대한 최소한의 억제 절차는 이미 있기는 하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경우, 고소인은 항고 및 준항고 등을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즉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취소하고 기소해서 재판에 넘길 것을 법원이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는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현행 재정신청 절차는 그 실효성이 극히 미비하여, 실제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소수의 범죄를 제외하고는 고소인만이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대부분 고소가 아니라 고발 사건인 경우가 많다. 검찰이 아닌 각종 국가기관의 수사의뢰 사건은 거의 전부가 고발 사건이며, 시민단체나 내부고발자에 의한 각종 공익 사건 역시 거의 전부가 고발 사건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고발인은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게다가 고소인은 대부분 개인이라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이라는 것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반면, 고발인은 국가기관이나 시민단체 및 내부고발자 등이 많으므로 검찰의 잘못을 입증하기도 더 용이하다. 그런데도 재정신청의 대상을 고소인으로만 제한하는 바람에 실제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검찰은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허용하면 업무가 폭증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 업무폭증이 우려된다면 차라리 개인 간의 사건이 많은 고소 사건에 대해 비용부담 등 적절한 억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 앞서 말했듯이 보다 공익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고발 사건인 경우가 많고 검찰의 잘못을 입증하는 것도 고발 사건이 더 용이하므로,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은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혹자는 법원의 업무폭증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필요하다면 일본의 검찰심사회처럼 기소여부의 적정성을 심사할 수 있는 별도의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해서 해결할 수도 있다. 참고로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고발인도 기소여부의 적정성을 심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검찰심사회의 의견은 구속력을 가지거니와,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된 경우 해당 사건의 기소는 검찰이 아니라 변호사 등이 맡는데 이렇게 기소를 변호사가 맡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에도, 이미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이 다시 기소를 맡으면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기소배심(대배심) 제도’를 통해 인민이 직접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 내지 경미한 사건의 경우 ‘사인소추’ 즉 개인이 직접 기소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을 매우 크게 바꾸는 것이므로 도입하더라도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앞서 말했듯이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허용하는 것 내지 기소심의위원회의 도입 및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된 사건을 변호사가 맡는 것 정도가 우선적인 개혁과제일 것이다.
제대로 된 검찰개혁은 검수완박이 아니라 인민의 통제권이다
한편 이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개혁에서 중요한 사항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검찰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쪽에서는 이른바 검수완박 즉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만이 검찰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즉 검찰은 공소 유지만 담당하고, 수사권은 전부 경찰로 넘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다. 즉 고소고발 사건을 포함한 각종 형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최종적으로 사건을 종결해버릴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한 검찰의 실제적 권력인 불기소 처분권과 사실상 동일한 권한을 경찰이 가진다는 것이며, 핵심 권력이 경찰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가령 쿠팡 퇴직금 사건과 동일하게 경찰 지휘부 역시 어떤 사건을 수사종결하고 덮으라고 지시할 수 있지 않는가?
굳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줄 것이라면 재정신청과 동일하게 경찰의 수사종결에 대해서도 고발인을 포함한 모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수사심의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이는 해당 사건에 대한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 업무폭증이나 업무지연이 우려된다면 검찰로 전건송치하여 검찰에서 일단 거르고 이후에는 고발인을 포함해서 확대된 재정신청제도 내지 기소심의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수사권을 누가 가지는가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든 검찰의 기소든 그것이 인민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는가’의 문제이다. 검경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인민의 통제권 확보’가 핵심적인 문제임을 명심하자.
추가로 현재 논의되는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과 관련해서 한 가지 사항을 더 덧붙이고자 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보다 선출 권력이 앞서야 한다’면서 법원이 국회보다 하위라는 식으로 주장하거나, 더 나아가서 검찰이나 법원의 주요 간부를 국회에서 선출 내지 직접 선거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이나 검찰 및 법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물론 검찰이나 법원이 그간 잘못된 결정 내지 판결을 내린 경우도 많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제어하는 것은 사법부까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이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선적으로는 내부의 비판이 활성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검찰이나 법원의 지휘부는 주로 인사권을 통해 내부를 통제한다.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나 법원의 사법농단 사건 역시 주무기는 인사권이었다. 인사권을 지휘부가 아니라 독립된 인사위원회가 행사하도록 해야 하며, 여기에는 평검사나 평판사가 실질적으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 인사위원회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나 판결에 대해서는 감찰 등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결과가 미흡할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인민이 감찰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하게 해야 한다. 일단 내부 비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인민이 잘못된 결정을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 지휘부의 인사권 등은 그대로 놓아둔 채 그 지휘부만 국회가 선출 내지 선거로 뽑자는 식의 논의는 사실은 ‘우리 편’ 검찰이나 법원을 만들겠다는 비민주적 발상일 뿐이다. 이 문제에서도 중요한 것은 내부의 비판 및 최종적으로는 인민의 통제권인 것이다.
수사권을 누가 갖는지보다 기소에 대한 통제가 중요하다
- 검찰개혁 및 사법개혁의 방향성에 대하여
쿠팡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하여, 문지석 부장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발언한 내용이 화제다. 취업규칙을 불법적으로 변경하여 일용직의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건에 대해 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에서 사건을 담당한 문 부장검사도 기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지만, 당시 부천지청장 등 검찰 지휘부가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리할 것을 지시했거니와 대검에 보고할 때도 핵심 증거를 누락시켜 보고함으로써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의 실제적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사건 내용도 문제지만 여기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검찰의 실제적인 힘이 바로, 불기소 처분을 통해 사건을 덮고 종결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흔히들 검찰의 핵심 권력은 기소해서 재판에 넘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핵심 권력은 기소할 것인지 그냥 종결할 것인지를 검찰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사법제도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소는 오직 검찰만이 할 수 있고 개인은 물론 정부기관조차 검찰을 통하지 않고는 기소가 불가능하며 (기소독점주의), 어떤 사안에 대해 기소할 것인지 각종 불기소 처분을 통해 종결할 것인지도 검찰의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기소편의주의).
또한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검찰 지휘부는 기소 여부에 대해 담당 검사를 지휘할 수 있으므로 설사 담당 검사가 기소하고 싶더라도 상층부에서 불기소 지휘를 하면 담당 검사는 이에 따르는 것이 검찰의 조직문화이다. 이른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른 상명하복 조항은 법조문 상으로는 2004년에 폐지되었으나 여전히 검찰 내 조직문화로 강력하게 남아있으며 인사권 등을 통해 부당한 지시에 불복하기 어렵게 만드는 문화 또한 여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소독점주의 및 기소편의주의의 부작용에 대한 최소한의 억제 절차는 이미 있기는 하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이라고 생각되는 경우, 고소인은 항고 및 준항고 등을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즉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취소하고 기소해서 재판에 넘길 것을 법원이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는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현행 재정신청 절차는 그 실효성이 극히 미비하여, 실제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소수의 범죄를 제외하고는 고소인만이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대부분 고소가 아니라 고발 사건인 경우가 많다. 검찰이 아닌 각종 국가기관의 수사의뢰 사건은 거의 전부가 고발 사건이며, 시민단체나 내부고발자에 의한 각종 공익 사건 역시 거의 전부가 고발 사건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고발인은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게다가 고소인은 대부분 개인이라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잘못이라는 것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반면, 고발인은 국가기관이나 시민단체 및 내부고발자 등이 많으므로 검찰의 잘못을 입증하기도 더 용이하다. 그런데도 재정신청의 대상을 고소인으로만 제한하는 바람에 실제로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검찰은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허용하면 업무가 폭증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 업무폭증이 우려된다면 차라리 개인 간의 사건이 많은 고소 사건에 대해 비용부담 등 적절한 억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 앞서 말했듯이 보다 공익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은 고발 사건인 경우가 많고 검찰의 잘못을 입증하는 것도 고발 사건이 더 용이하므로,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은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혹자는 법원의 업무폭증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필요하다면 일본의 검찰심사회처럼 기소여부의 적정성을 심사할 수 있는 별도의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해서 해결할 수도 있다. 참고로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고발인도 기소여부의 적정성을 심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검찰심사회의 의견은 구속력을 가지거니와,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된 경우 해당 사건의 기소는 검찰이 아니라 변호사 등이 맡는데 이렇게 기소를 변호사가 맡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에도, 이미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이 다시 기소를 맡으면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기소배심(대배심) 제도’를 통해 인민이 직접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 내지 경미한 사건의 경우 ‘사인소추’ 즉 개인이 직접 기소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을 매우 크게 바꾸는 것이므로 도입하더라도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당장은 앞서 말했듯이 재정신청을 고발인에게까지 허용하는 것 내지 기소심의위원회의 도입 및 기소해야 한다고 결정된 사건을 변호사가 맡는 것 정도가 우선적인 개혁과제일 것이다.
제대로 된 검찰개혁은 검수완박이 아니라 인민의 통제권이다
한편 이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개혁에서 중요한 사항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검찰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쪽에서는 이른바 검수완박 즉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만이 검찰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즉 검찰은 공소 유지만 담당하고, 수사권은 전부 경찰로 넘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다. 즉 고소고발 사건을 포함한 각종 형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최종적으로 사건을 종결해버릴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한 검찰의 실제적 권력인 불기소 처분권과 사실상 동일한 권한을 경찰이 가진다는 것이며, 핵심 권력이 경찰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경찰은 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가령 쿠팡 퇴직금 사건과 동일하게 경찰 지휘부 역시 어떤 사건을 수사종결하고 덮으라고 지시할 수 있지 않는가?
굳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줄 것이라면 재정신청과 동일하게 경찰의 수사종결에 대해서도 고발인을 포함한 모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수사심의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이는 해당 사건에 대한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 업무폭증이나 업무지연이 우려된다면 검찰로 전건송치하여 검찰에서 일단 거르고 이후에는 고발인을 포함해서 확대된 재정신청제도 내지 기소심의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수사권을 누가 가지는가가 아니라, 경찰의 수사든 검찰의 기소든 그것이 인민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는가’의 문제이다. 검경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인민의 통제권 확보’가 핵심적인 문제임을 명심하자.
추가로 현재 논의되는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과 관련해서 한 가지 사항을 더 덧붙이고자 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보다 선출 권력이 앞서야 한다’면서 법원이 국회보다 하위라는 식으로 주장하거나, 더 나아가서 검찰이나 법원의 주요 간부를 국회에서 선출 내지 직접 선거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이나 검찰 및 법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물론 검찰이나 법원이 그간 잘못된 결정 내지 판결을 내린 경우도 많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제어하는 것은 사법부까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이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선적으로는 내부의 비판이 활성화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검찰이나 법원의 지휘부는 주로 인사권을 통해 내부를 통제한다.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나 법원의 사법농단 사건 역시 주무기는 인사권이었다. 인사권을 지휘부가 아니라 독립된 인사위원회가 행사하도록 해야 하며, 여기에는 평검사나 평판사가 실질적으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 인사위원회가 명백히 잘못된 결정이나 판결에 대해서는 감찰 등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결과가 미흡할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인민이 감찰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하게 해야 한다. 일단 내부 비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인민이 잘못된 결정을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 지휘부의 인사권 등은 그대로 놓아둔 채 그 지휘부만 국회가 선출 내지 선거로 뽑자는 식의 논의는 사실은 ‘우리 편’ 검찰이나 법원을 만들겠다는 비민주적 발상일 뿐이다. 이 문제에서도 중요한 것은 내부의 비판 및 최종적으로는 인민의 통제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