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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노동[지금 현장은]COP30 - 갈 길이 멀다. 실망스러운 결과, 그러나, 민중의 투쟁은 빛났다

편집부
2025-12-12
조회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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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0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제30차 회의(COP30)가 열렸다. 당초 21일까지였던 공식 일정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하루 연장하면서 22일 폐막되었다. 하지만 도출된 결정이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결정문과 정의로운 전환 이행 메커니즘, 전지구적 적응목표, 적응재원 확대 등을 포함하여 패키지가 채택되었지만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 산림파괴 중단 로드맵 등은 결정문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2024년 처음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도를 초과했었고, 파리협정 체결 10년을 목도하는 COP 회의였으며, 3년 연속 산유국이나 억압적인 국가정부 하에서 개최된 이후 의장국의 의지나 시민사회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던 회의로서 나름의 기대도 있었다. 2035 국가별온실가스배출감축목표(NDC)를 제출하는 해이기도 했지만, 국제적 평균 수준에도 못미치는 53% 감축안을 COP 개최 직전에 내놓은 한국정부의 사례에서 보듯이 제출한 국가 수도, 제출된 수치들도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온실가스 배출의 역사적 책임이 가장 큰 미국이 처음으로 불참하기도 했다.

  

정의로운 전환 이행 메커니즘 개발 결정, 그러나 갈 길은 멀다.

 그래도 정의로운 전환 이행 메커니즘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요한 성과 중의 하나이다. 아랍에미리트 COP28에서 만들어진 정의로운 전환 작업프로그램(JTWP)이 2026년 종료를 앞두고 있었고, 그저 실행을 담보하지 못하는 가이드라인과 정책지침 중심의 논의로 끝나서는 안되고 실질적인 이행 기제를 도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국제 시민사회의 요구들이 강하게 제기되었었다. 올해 초부터 국제 기후운동 단체들을 중심으로 BAM(Belém Action Mechanism)이 제안되었고,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여러 의견그룹들이(constituencies) 적극적으로 요구에 동참했다. 가이드라인과 정책지침을 담는 작업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UNFCCC 공식 회의들 내내 당사국들(Parties) 간에 거센 논쟁들이 이어졌다. 화석연료 전환 문제, 이른바 전환연료 문제, 선진국들의 의무 문제, 일방적 통상 조치 문제, 탄소국경조정제도 문제 등을 담기 위해, 담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각국의 주장들이 첨예하게 부딪혔다. 선진국 그룹, 개도국 그룹은 물론, 기후위기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군소도서국가 그룹(AOSIS), 최빈국 그룹(LDCs), 그리고 산유국을 포함하여 화석연료 채굴 비중이 높은 국가들 등 각자의 입장들을 관철하고자 하는 협상들이 이어졌다. 한국정부를 비롯하여 다수 선진국 정부들은 BAM이 공식 의제가 아니며, 재원 부담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들이었지만, 회의 첫날 개도국 그룹인 77그룹+중국에서 정의로운 전환 이행 메커니즘(Just Transition Action Mechanism)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함으로써 큰 진전이 이루어졌다. 물론 이러한 각국 정부들 간의 입장들이 일관되게 정리되었던 것은 아니다. 개도국들의 반대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문제를 언급하지 못하게 되었다거나, 선진국들의 반대로 이른바 전환연료의 역할 문제를 담지 못하게 되었다거나 하는 등으로 결정문 곳곳에서 산발적인 논쟁들과 예상치 못한 결론으로의 귀결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파리협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담긴 이후, 전지구적 수준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실질적인 이행을 담보하는 구체적인 실행 기제(action mechanism)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커다란 성과 중의 하나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이 메커니즘이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떻게 운영될지는 아직 많은 부분 더 논의가 필요하다. 전환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물론, 비공식 부문 노동자와 취약층,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대화, 노동권 존중 및 양질의 일자리, 돌봄 경제, 재생에너지 확대와 보편적 에너지 접근 등을 포함 역대급의 강력한 틀을 담고 있으며, 정의로운 전환 경로가 NDC, 국가 적응계획(NAP) 등에 결부되어야 함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 메커니즘이 각국의 기후 정책 및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COP는 게급투쟁의 공간,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을 결의하는 민중총회

 물론 COP, UNFCCC가 실질적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강구에 나선지 수십년이지만 기후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 화석연료 퇴출을 막기 위해 이번 COP30에 참여한 로비스트만 1,600명이 넘는다. COP의 여러 결정들은 현실 세계의 역관계를 사후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COP30 행사장 밖에서 진행된 민중정상회의는 기후위기에 맞선,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이 체제에 맞선 전세계 민중들의 투쟁과 요구를 벼리는 장이었다. 이것이 COP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해당 COP의 결정문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그 자체로 전지구적이면서 현 세계체제 속에서 배태되고 심화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결국 기후위기를 낳고 심화시키고 있는 현 체제에 맞서는 것임을 민중정상회의의 선언문은 웅변하고 있다. 이러한 민중의 전진이야말로 COP을 그나마라도 의미있게 만드는 힘이다. 여전히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국제 기후거버넌스로서 COP은 그야말로 계급투쟁의 공간이다. 이 계급투쟁은 화석연료 로비스트들에 맞서 또 하나의 로비를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브라질의 기후운동가 치코 멘데스의 말처럼, “계급투쟁 없는 환경운동은 정원 가꾸기일 뿐”이다. COP30 공식 총회장을 가득 메웠던 민중 총회(People’s Plenary)는 노동자, 기후운동, 선주민, 여성, 청년, 농민들이 그저 UNFCCC의 공식 constituency의 위상을 넘어 장외의 민중정상회의와 교감하고, 무력한 당사국 정부들을 넘어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을 함께 요구하고 결의하는 투쟁의 장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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