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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노동[이슈와 동향]인공지능을 둘러싼 논란과 노동

편집부
2026-02-25
조회수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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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노도처럼 밀려온다. 인공지능 천지다. 생산도, 배달도, 의료도, 복지도, 상담도, 금융도 인공지능이 도와주고 해결해 준단다. 인공지능을 알고 쓰지 못하면 낙오되는 것 같고, 인공지능에 거스르는 것은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에 맞서는 무모한 짓이라고 한다. ‘우리 인공지능’을 키워내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으니, 우리 인공지능을 키워내기 위해, 우리 인공지능 산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개인정보도 내놓고, 현장 작업에 대한 숙련도 인공지능에 양보하라 한다. 인공지능의 판단에 따른 채용과 인사, 업무 배치를 받아들이라 한다. 하지만 왜 인공지능이 그런 결정을 하는지 알 수도 없고, 사용자는 설명해줄 의무도 없다. 그저 따라야 한다. ‘거대한 수레’에 맞서서는 안되니까.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광풍이 다시금 몰아치는 듯하다.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을 혁명적으로 희생하고 양보하라던 겁박이 인공지능의 이름으로 또다시 휘몰아친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필연이고 불가피한 것일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같은 필연적 진보일까? 신기술 도입과 확산, 산업적 혁신은 이윤율 저하에 대한 자본주의적 해법 중의 하나였다. 전쟁, 식민지, 착취 강화, 금융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도. 이제 인공지능이 산업 혁신, 산업 전환으로서 다가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그저 신기술의 하나라면 이렇게까지 호들갑 떨 일은 아니겠다. 하지만 ‘그저 신기술의 하나’인지 아닌지와는 무관하게 이미 자본주의 체제는 인공지능을 이윤 확대의 차세대 원천으로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는 성격 규정, 그리고 경쟁력, 국가경제를 앞세우는 국가주의 방어막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태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공지능 시대, 전환에 대응하여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적, 사회적 투자와 희생, 양보가 필요하고, 법제도 정비, 자원 집중은 당연한 수순이다. 반도체산업특별법, 인공지능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이제 데이터센터특별법이 준비 중이다. 사회 전반이 재구성되는 인공지능 기본사회로 가자고 한다. 국가인공지능행동계획(안)은 주권 AI, 독립 플랫폼 구축을 위해 개인정보 사용 규제를 푸는 개인정보보호법 완화 주장을 담고 있다. 기업들은 제조 데이터 확보를 위해 노동자들의 작업 전반 하나하나를 개인 동의 없이도 인공지능에 담을 수 있게 하고 싶어 한다. 특정 산업, 특정 기업에 대한 지원과 특혜를 국가 경쟁력을 위한 것으로 포장하지만, 소요되는 엄청난 물과 전기를 어떻게 공급, 조달하며 그로 인한 사회적 부하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노동 현장을 통제하고 노동자 안전과 권리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 사회복지와 의료 시스템까지 장악하고 이윤 추구에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 ‘우리’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 투명하지도 않고, 설명책임도 없는, 고위험 인공지능의 사용도 서슴지 않는 법제도적 완성을 우리는 보고 있다. 언제나처럼, 기업에게, 자본에게 국가는 이렇게 활용된다.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 거대한 수레에 맞서는 금속노조 현차지부 소식지 중 한 구절이다.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노동자의 관심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어떤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노조의 항상적 임무다 “고용충격이 예상”되는 “신기술 도입”에 대한 “노사합의 없는 일방통행”에 반대하는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반시대적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정부의 이러한 태도야말로 인공지능이 그저 신기술이 아님을, 아니어야 한다는 자본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고, 그리하여 도도한 역사의 수레바퀴 같은 필연적인 인공지능 전환으로 격상시키고, 그에 따른 양보와 희생, 자원 집중 특혜와 법제도적 특권을 용인하게 하는 것이다. 

아틀라스가 상용화되는 것도, 노동자의 숙련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하는 것도 아직 분명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미 미국에서는 아직은 그다지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지도 않는 인공지능을 대량해고의 핑계로 삼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사실상 인공지능 담론의 핵심적인 목적 중의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노조의 인공지능 도입과 확산에 대한 예상되는 반응을 역사적 진보와 필연적 발전에 거역하는 반동으로 몰고 희화화하는 것, 그리하여 초과 착취에 장애물로 작동하는 법제도적 한계를 돌파하는 사회적 동력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의 반발이 무리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의 당연한 반발만큼이나, 현재의 법제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며, 인공지능을 둘러싼 계급투쟁 전선에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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