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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예술영화감상평 -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2019)

편집부
2025-09-23
조회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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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평 -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2019)]


📄 오랜만에 예술성(?)있는 영화를 여러분과 보고 의견 나누며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극중 '술'은 두 주인공이 친밀해질 수 있는 매개체이자 자신의 숨기고 싶고 억압된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기도 하고 이성을 마비시키고 본성을 드러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싶습니다. _ 정혜윰


📄  「라이트하우스」(The Lighthouse, 2019) 1:1.9의 폐쇄적 화면비로 고립된 공간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하며, 마치 교도소 독방 1.9평을 연상시키는 긴장감을 만든다. 등대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권력과 욕망을 은유하는 조형적 장치로, 빛을 독점하는 관리자와 끝내 닿지 못한 노동자의 대비는 계급적 긴장과 인간 욕망의 폭력성을 이미지로 드러낸다. 높은 계단과 등대의 수직적 구조, 빛의 방향과 대비는 시각적 리듬과 긴장감을 만들며, 관객이 공간과 심리를 동시에 체험하게 한다.

신화적 이미지와 환각적 장면의 반복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흐리게 만들고, 화면 구성과 미장센은 인간의 소외와 욕망의 사슬을 구체적이고 체감 가능한 이미지로 전달한다. 보는 내내 불편하지만, 바로 그 시각적 불편함 속에서 관객은 예술적 몰입과 깊은 사유를 경험하게 된다. _ 적야


📄  등대섬으로 한정된 공간은 이 사회를 극단적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노련하고 경험많은 선배와 열심은 있지만 아직 모르는게 많은 후배, 정보와 자원과 권력을 가진 기득권자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사람은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응하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각 인물들과 사건들이 어떤 것들을 은유하는지 많이 이야기했지만, 저는 그냥 실제 일어난 사건에 로버트 패틴슨의 불안으로 인한 환각이 더해진 매우 건조한 내용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당일에도 이야기했지만 촬영현장이 매우 힘들었을거임에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두 배우의 힘이 대단합니다. 건조한 스토리에 다양한 은유가 가능했던건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촬영과 편집도 기가 막혔고요. 잠깐 찾아보니 주요 시상식에서 촬영상과 조연배우상(읠리엄 데포) 후보에 다수 올랐네요. 

마음이 불안하면 어디에 있어도 지옥이 되는 것을 새삼 봅니다. 인간은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되돌릴 수 없는걸까요? 아님 그 길에 들어선 그 마음이 그 인간됨을 결정하는 걸까요? 영화를 다시 떠올리니 질문이 많아집니다. 질문이 많은 걸 보면 좋은 영화가 맞는거 같습니다. _ 윤정현


📄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일수록 더 높은 수당을 받는다. 사회와의 연결이 끊어진 고독과 지루함 속에서 한 사람의 내력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노동하는 몸이 대체한다. 그것은 단지 시설을 유지 보수하고 생명을 이어나가는 최소한도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조수 이프라임은 그러한 익명성을 찾아온 자다. 얼룩진 과거를 지우고, 조용하고 착실하게 그저 메뉴얼에 따라 일하고 급여를 모으는 것만이 그의 목적인 셈이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등대지기 토마스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변덕스럽게 화를 내기 일쑤다.

이 일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토마스에게는 등대섬 바깥의 세상이 없다. 그에게 섬은 망망대해 위 한 척의 배이고, 등대의 빛은 그에게 황홀경을 안겨다 준다. 뱃사람의 미신과 전설을 맹신하는 그는 또한 술과 노래를 즐기는 사람이다. 토마스는 시처럼 말하고, 취기에 빠져 이 지루한 바다 생활을 즐긴다. 이는 일견 광기에 가까운 기행으로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섬은 변덕스러운 날씨를 운명으로 여겨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다.

호러 영화에서 공포는 이성을 통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 온다. 이프라임은 익명 안에 숨어 성실하게만 일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온다고 믿는다. 인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났을 때 토마스에게 그 책임을 찾으려고 하는 것 또한 상황을 간파하려고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섬의 상황이 악화되면서부터 이프라임은 오히려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지 못해 안달을 낸다. 그가 짊어진 죄의식, 이름. 그런 것은 그저 없는 체한다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본성과 자기의식은 늘 무의식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친다.

인간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부조리한 바다 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길을 지시하는 빛이 필요하다. 그것은 광기에 가까운 탐미일 수도, 내면에서부터 길어올린 욕망일 수도 있다. 토마스와의 불화 끝에 등대의 열쇠를 손에 얻은 이프라임이 마주친 것은 등대의 내부-그저 기계장치이다. 그가 웃음을 터뜨린 것은 토마스의 욕망이 고작 기계를 향해 있었다는 사실 때문일까, 혹은 토마스가 느낀 황홀경을 모든 것을 버린 자신은 얻지 못해서일까. 

다만 혼자 남은 이프라임은 섬 바깥에서도, 섬 안에서도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 섬 바깥, 법과 이성의 세계에서 그는 사회의 성원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섬 안, 신화의 세계에서 그는 불신자로 바다새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다. _ 박예리


📄  근무 탓에 레드무비에서 함께 영화를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이전에 미리 이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접한 적이 있어 다행히도 영화 감상평을 나누는 시간에는 참여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2019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는 영상물이다. 좌우로 검은 화면을 남기는 화면비에 흑백으로 전개되는 특징적인 화면을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창작물을 볼 때면 항상 제작자의 의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는 하는데, 그렇기에 라이트하우스처럼 혼란스러운 영화일수록 그런 감상이 깊어진다. 내게는 의미 모르게 다가오는 장면들과 꿈과 현실을 오가는 연출을 기획하여 카메라에 담아내기까지. 감독은 무슨 의도를 가지고, 혹은 어떤 본능에 이끌려 이러한 작업을 완성해 낸 걸까?

특히나 이 영화의 감독인 로버트 에거스가 자기 작품에 대한 해설을 잘 남기지 않는 감독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라이트하우스라는 영화와 참 어울리는 감독이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건 역시나 마지막 장면에서, 까맣고 진득해 보이는 액체가 묻어 있던 에프라임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던 순간이었다. 일전에 영화를 보았을 때 친구와 감상을 나누며, 이것이 의도적으로 연출된 특수 분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한껏 강렬함을 의도한 장면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법이기에….

과연 토머스가 숨기던, 그리고 에프라임이 끝내 발견한, 등대 꼭대기 속에는 무엇이 있었을지 생각해 본다. 눈이 멀어버릴 정도의 빛일지도, 보잘것없는 광원일지도, 혹은 영화의 환상적인 분위기와 섞여 만들어진 환각(이나 세상의 진실)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게 에프라임의 종말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무래도, 그릇된 집착과 고립된 광기의 말로는 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등대지기의 삶에서 진정으로 가장 필요한 건, 등대의 안 속을 목격하는 게 아니라 노동환경의 개선이 아니었을까. 종교적이거나 신화적인 메타포는 잘 알아채지 못하는 고로, 이런 결론이나 내려본다. _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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