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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시선REd View: 시선 제2호 발간사

편집부
2025-09-11
조회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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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한 여름입니다.

올 여름에도 폭염, 산불, 홍수 등 기후재앙이 전세계를 덮쳤고, 7월은 역대 세 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습니다. 나치 학살에 비견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도 지속되고 있으며, 8월 이스라엘 내각은 미국의 승인 하에 가자시티 점령계획을 승인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강탈 제국주의’의 전형으로, 미 무역대표부의 발언대로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바야흐로 “우아한 위선의 시대가 가고 솔직한 야만의 시대”(이문영)가 열린 세계질서 대격변의 시기입니다. 유럽과 미국를 휩쓴 극우 바람이 한국에 이어 일본까지 상륙했습니다.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2020년 창당한 극우정당인 참정당이 약진했습니다. 노동당 강령에서도 밝히고 있는 “미래가 없는 자본주의”가 낳은 복합위기가 그 강도와 빈도수를 점점 더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한국에서도 산불에 홍수까지 덥쳐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폭염으로 7월 초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배나 많은 온열질환자와 2.7배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대다수가 폭염을 피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 불안정노동자, 이주노동자들입니다. SPC와 포스코이앤씨에서 산재사망사고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부 장관에게 장관직을 걸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지만, 위험의 외주화·다단계 하청구조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손댈지 미심쩍습니다.

후보 시절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성장’을 강조한데다 1호 공약도 ‘신산업 육성정책을 통한 경제강국’이었기 때문입니다. 6월 국정기획위가 배포한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보고서에도 '성장'이라는 단어가 총 398번 들어가고, 300번 넘게 들어간 단어는 산업과 성장 두 개 뿐입니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AI산업 100조원 투자,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위한 정책 구체화, 기업 규제 개선과 기업 지원이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니 윤석열 정부가 내건 ‘낙수효과론’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며, ‘반노동-생태파괴’의 주범이자 한국경제와 정치를 쥐락펴락하는 재벌의 힘은 더 커질 것입니다. 대선 이후 다른 뉴스거리에 묻혔지만, 7월 17일 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인 삼성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가 무죄 확정을 받은 것도 신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의 반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입법화될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노동계의 요구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통령의 또 하나의 핵심공약은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여당은 신속하게 상법을 개정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노선인 주주자본주의론에 근거한 ‘자산기반 성장전략’입니다. 광장의 핵심요구 중 하나였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사회적 합의라는 미명 하에 유예하는 것과 대비되는 전광석화같은 속도전입니다. 결국 흐지부지되어서 정치적 수사로 끝났지만, 문재인 정부가 취임 초 내건 ‘소득주도 성장론’과 대비되는 민주당 정책노선의 변침입니다.

한미 관세협상이 국내 경제와 노동자의 고용에 미칠 타격도 큰 파고입니다. 게다가 8월 말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세부안을 둘러싼 트럼프정부의 압박도 넘어서야 합니다. 관세협상 외에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과 미중 전쟁에 한반도가 휘말릴 가능성이 열리는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도 넘어야 할 큰 산입니다.

이렇듯 세계정세나 국내정세에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희망은 있습니다.

7월 23일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기후위기 대응을 “모든 국가의 의무”이며, 이 의무를 어기는 경우 “국제법 위반”이란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지구 온난화 배출을 억제해야 할 국가의 책임에 대한 최초의 국제법적 선례를 확립했습니다. 이번 판결의 시작은 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사우스퍼시픽 대학 학생 27명이 시작한 캠페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공공재생에너지법안’이 7월 25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입법 청원이 성사되었습니다. 뉴욕시 시장 민주당 선거에서는 미국민주사회주자들(DSA) 회원인 조란 맘다니가 승리했고, 영국에서는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 왼쪽에서 새로운 좌파정당을 창당 중입니다. 한국정부의 발언이 맞다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쌀과 쇠고기 추가수입을 막은 것은 촛불시위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이 엄중한 정세를 뚫고 나갈 힘은 바로 노동자민중에게 있습니다.

이에 이번호 [초점]에서는 ‘한미 관세협상의 영향과 문제점’을 다룹니다. [입장]은 7월 초에 있었던 ‘21대 대선평가와 좌파의 과제’ 토론회 때 발표한 ‘대선평가와 정세전망’을 요약해 실었습니다. 21대 대선에서 주목할 점과 신정부 하의 운동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정책 비평]란에서는 ‘코스피 5000시대’와 연관있는 법안이자, 찬반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상법개정’에 대한 입장을 담았습니다. [국제운동 동향]에서는 조란 맘다니의 선출과 제레미 코빈의 새로운 좌파정당 창당 동향을 실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다시 보는 글]에서는 칠레 공산당원이자 세계적 시인이었던 파블로 네루다의 시인 “나의 당에게”을 담았습니다. ‘당’이란 무엇인가를 곱씹게 하는 글입니다.

절망을 희망으로, 분노를 투쟁으로, 짙은 먹구름을 집단적 지혜와 운동으로 헤쳐나가야 할 정세입니다. ‘레드뷰 시선’도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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